posted by 우꺄꺄 2010. 3. 3. 06:19

실로 아주 오랫만에 글을 쓰네요..ㅠ..ㅠ

그동안 이런저런 맘고생을 많이 하다보니 시간이 많아도 블로그에 글을 올릴 기분이
나지 않았다고 할까..뭐라고 할까..(다 핑계겠지만요..^^;)

비자기간을 연장하는걸 일본에서는 재류기간(在留期間)갱신이라고 부른답니다..
이른바 일본에서 재류하는 기간을 연장한다라는 말이지요..

잠시 제가 가졌던 비자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지금 2년째 일본에 살고 있는데요..
첫해에는 어학교에서 1년간 어학공부를 하기위해 일본에 왔기때문에 취학비자를 받았답니다..

참고로 공부를 하면서 일본에 머물수 있는 비자로는 취학비자와 유학비자가 있는데요.. 
취학비자는 어학교등에서 어학연수를 받을때 받는 비자이고 최대2년까지 연장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유학비자는 전문학교이상 다니기 위해 받는 비자이죠..^^
(취학비자와 유학비자는 새입국관리법에 의해 이제 통합됩니다..)



첫해에 취학비자를 가지고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했답니다..^^
(취학비자를 가진 사람은 일주일에 28시간을 일할수있는 [자격외활동허가서]라는 걸 받아야합니다..)

-[자격외활동허가서]는 일본재류 3개월후에 신청이 가능한데..오자마자 신청해서 받는 아이들도 있더라구요..ㅎㅎ;
-입국관리국에 가서 신청하면 2주정도후에 조그마한 프린터물형식으로 나왔습니다..
  (근데 이게 새로 바뀌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여권에 비자처럼 스티커형식으로 붙혀주더라구요;)
 -허가서없이 취학(유학)비자를 가진 사람이 일을 하면 큰일나지요..ㅋㅋ


그 다음 1년간의 취학비자가 끝나고 회사에서 취업비자(일본에서는 비즈니스비자 또는 취로비자라고 부릅니다..)
를 1년짜리 받았습니다..보통 첫해에는 1년짜리가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운좋으면 첫해에 3년짜리 나오기도 한다지만;)


올해 2월9일부로 재류기간이 끝나기때문에 신청을 하려고 했더니..새로 이런저런 입국관리법이 바뀌었답니다..
올해 바뀐건 아니고 작년 7월인가 9월경에 바뀌었다는데..필요한 서류들이 바뀌었어요..

회사의 총무과장에게 필요한 서류를 챙겨받았는데..부족한 서류가 있어서 3번이나 입국관리국에 다녀와야했어요..
(이 아저씨가 회사도장이 찍혀있어야 하는 서류등을 잘 못 챙겨준덕분에 말이지요..으이그;)


근데 또 결정적으로 필요한 서류가 있다고 입국관리국에서 얘기를 듣고 자료제출통지서라는 걸 주더라구요..

1. 상장한 회사이면 상장증명서류..
2. 상장하지 않은 회사이면 전년도 직원의 급여소득의 원천징수표등의 법정조서합계표
3. 상장하지 않았으면서 2번의 서류를 준비 못할경우의 사유서등등..

중에 한가지를 가져오라는 거였습니다..

1번은 해당사항이 없으니..2번아니면 3번인데..2번의 [법정조서합계표]에 빨간줄을 쳐주길래..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 회사에 가져가서 물어보면 다 알거라는 입국관리국아저씨의 답변이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크게 발생해서 제가 말도 못하게 맘고생을 한 열흘간 했답니다..ㅠ..ㅠ


+++
  

먼저..2010년도 4월1일부터 새롭게 또 입국관리법이 바뀌게 된답니다..

그건 바로 새로 재류자격갱신 신청을 할때는 국민건강보험→사회보험(한국의 의료보험)과
후생연금(한국의 국민연금)을 내고 있다는 증명서를 요구한다는 겁니다..

근데..문제는 국민건강보험은 지금도 내고 있지만..제가 내고 있는 건 지역보험..
즉..저는 정사원도 계약사원도 아니라서 회사에서 회사국민보험을 내고 있지 못하다는데 있었답니다..
게다가 후생연금은 말할것도 없겠지요..ㅎㅎ;

아니 회사 다니고 있는데 정사원도 계약사원도 아니라면 그럼 나는 뭔가..?
저는 일종의 프리랜서개념의 사원이랍니다..

애니메이션업계는 일본이나 한국이 모두.. 
연출..그리고 피디나 진행등의 제작부직원이외의 사람들은 정사원이 아니라
프리랜서로 분류되어 있답니다..

연출.제작부직원들은 특별한 경우가 없는 한 신입시절부터 회사에 사원으로 채용되기때문에 정직원이지요..


그 이외의 사람들이란 바로 원화맨이나 작화감독이나 동화맨등 그림을 그리는 작화인력을 말하는 거지요..
이런 사람들은 일본내에서도 프리랜서라서 맘에 드는 일을 따라 자유롭게 회사를 다니면서
일을 하거나 합니다..그래서 정직원으로 묶어두기 힘든 사람들이라 대부분 프리랜서입니다..


그 총무과장의 착각은 여기에서 발생했습니다..

위의 2번의 [전년도 직원의 급여소득의 원천징수표등의 법정조서합계표]가 직원으로서의 
저 개인의 서류라고 착각을 해버린것이었지요..(제대로 조사도 안해보고..-_-+)

정사원도 계약사원도 아닌 저는 원천징수표는 줄수 있어도 법정조서합계표라는 건 줄수 없다는
경영진의 결정이 내려졌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입국관리국에 그 서류를 내야하는 2주일의 기한동안
일주일의 휴가도 다녀오고 나머지 일주일을 이래저래 미루더라구요..(나는 피가 바싹바싹 말라가는데 말이죠)-_-;


결국은 회사가 발칵 뒤집히는 사태가 발생했답니다..-_-;
두차례 긴 회의를 하면서 정사원으로 만들어서 비자을 연장하게 해달라는 저의 요구와
제가 일하는 작품의 제작진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사원으로 만들어주는 요구는 묵살되었답니다..
서류제출 마지막날까지..-_-;

작화인력은 정사원이 될수 없다는 거지요..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러하기때문에 저를 정사원으로 만들어주면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이 문제가 된다는 것과 세금등 몇가지 다른 문제가 있었답니다..


제가 지금 [코바토]라는 작품의 작화감독을 하고 있는데..이게 스케줄이 너무 없어서 다들 생쑈를 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 작품인데..작화감독인 제가 빠지게 된다면 난리가 날수 밖에요..;;

피디고 진행이고 와서 어떻게 되어가냐고 묻는데 제가 할말이 있나요..-_-;
정 안되면 한국에 비행기타고 가면서라도 그려줘야 한다는데 할말이 없더라구요..ㅠ..ㅠ


결국 아무 서류도 못가지고 입국관리국에 마지막날 갔습니다..
어떻게 사정이라도 해보려구요..ㅋㅋ;;

이런저런 사정의 넋두리를 줄줄 내뱉고 있었더니만 제 말을 자르고 내뱉은
입국관리국직원의 단 한마디에 맥이 빠졌습니다..

이건 제 개인서류가 아니라 회사서류라는 겁니다..-_-;
회사의 전년도 전직원의 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 법정합계표라는 거..(뒷골이 띠잉~;)
이걸 준비하지 못하는 회사는 이상한 회사라면서 저를 보더라구요..-_-;

이 서류를 가져오라는 이유는 단지 제가 그 안에 들어있든 안들어있든 상관없이 
비자연장 신청을 하는 회사가 튼튼한 회사인가 어떤가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구요..허허허
(게다가 아직 법이 바뀌는 4월1일전..-_-;) 

당장 회사에 가서 총무과장에게 말하니 이 뻔뻔한 인간은 사과의 한마디말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어..그건가?' 그러더니 그 자리에서 옆직원에게 말해서 주더라구요..
(한번가면 끝나는 일을 4번을 가게 만들고서는..말이죠..)

어떻게 할것인가에 대해 1시간이 넘는 회의를 두번이나 하고 제 사정도 모두 들어서 아는대다
작품제작진들도 전전긍긍하고 난리쳤는데..와 정말이지 두번다시 보고싶지 않은 얼굴의 인간..

이 일로 온 회사에 제 개인적인 사정까지 소문이 쫙 퍼진대다 저는 울고싶은 심정으로
끙끙앓으면서 이궁리 저궁리 다하고..가슴이 두근거리고 먹먹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우씨..나쁜넘!
(정말이지..몇대 패주고 싶은걸 꾸욱 참았다...;;;;;;;)


+++

뭐..까지껏 2년 있었으니 그냥 한국 들어가버려? 그런 생각보다는 모든걸 정리하고 여기 와서
내가 원하던 회사에 들어와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아가면서 일하고 있는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게 
솔직한 심정..(절대로 이렇게 돌아갈수는 없다는 오기마져 생겼습니다..)

둘째는 한국에 돌아가도 당장 살집도 살림도 없어서 새로 모두 장만해야하고...시간도 없는데..-_-;

그 2주일동안 완전 도는 줄 알았습니다..


그 난리치고 마지막 서류를 제출한지 일주일만에 비자갱신되었다는 엽서가 날라왔어요..-_-;

3년짜리로..
(이렇게 쉽게 나올걸..우씨우씨)


3년짜리 재류자격연장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3년동안 그 인간 얼굴 안봐도 된다는 안도감이 더 기쁜건 왜일까요..-_-;


자..앞으로 저의 운명은 어찌 될까요..
결국 국민건강보험과 후생연금문제가 곧 표면화될텐데..흠..

이건 지금 일본에 IT업계로 취업해서 계약사원,파견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포함되는 문제고 한국인뿐만 아니라 일본내 외국인들이 좀 발칵 뒤집혀 있답니다..
(여러가지 고용형태가 있기때문에..^^;)


(실로 오랫만에 글을 썼더니 실로 길게 늘어졌네요..ㅎㅎ;)

-이상 외국살이의 설움에 대해 늘어놨습니다..-_-;





+++


새로 바뀌는 입국관리법 이 문제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나 관심있으신 분들은 
[일본입국관리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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