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우꺄꺄 2009. 9. 8. 01:13

일본은 한국의 비둘기나 참새의 숫자만큼이나 까마귀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참새나 비둘기도 함께 많은..'새들의 공화국'이 아니라..까마귀만 많아요..-_-;

까마귀의 몸집이 얼마나 큰지..까마귀의 검고 단단한 부리가 얼마나 큰지..
그 발톱이 얼마나 강한지 직접 안보면 모릅니다..
정말 상상 이상으로 무섭고..사람을 절대 겁내지 않지요..^^
까마귀가 동네골목 한가운데 서있으면 일본사람들은 까마귀를 피해 지나갑니다..ㅎㅎ

한국에선 도둑고양이들의 차지인 동네골목 쓰레기봉지는 일본에선 까마귀차지예요..ㅎㅎ
까마귀는 그 강한 부리로 봉지를 다 찢어헤쳐서 안에 들은 것들을 먹어치우고
온 동네를 흩어진 쓰레기더미로 만들어 일종의 사회 문제가 되고 있지요..^^;

가끔 베란다에 널어놓은 옷들을 물고 가기도 하고, 비둘기처럼 응가를 아무대나 해놓기도 하지요..ㅎㅎ
또 공원에서 꼬맹이가 먹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채가기도 합니다..ㅎㅎㅎ
(무서운 녀석;;)


근데 더 문제는 6~7월이 되면 산란기에 접어들어 굉장히 예민해진답니다..
그래서..별다른 이유도 없이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는데..사실 일본내에서도
까마귀에게 공격당한 사람은 별로 없는데..저는 왜 피가 나도록 공격당했을까요..ㅠ..ㅠ


[숨은 까마귀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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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23일 어학교를 다니다가 이제 슬슬 돈을 벌면서 학교를 다녀야 할것 같은 압박에
알바를 시작하기로 맘먹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로 첫출근을 하던 날이었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개인 홈페이지에 적었던 그날의 일기를 옮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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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23일


오늘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을 속력을 내어 달려 내려가다가..
뒷쪽하늘에서 갑자기 나타난 까마귀에게 양쪽발톱으로 정수리를 습격당한 사람이 있다..
너무 놀란 그 사람은..비명을 지르며 자전거로 남의집 담벼락을 들이받고 나뒹굴어 버렸다..
옷호..;;;


...


젠장..그 사람이 바로 나다..-_-;


그건 오늘 회사로 첫출근을 하는 도중에 벌어진 일이다..;;

전철두정거장을 우습게 보고 전철을 안타고..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길을 나섰다가..
초행길인데다..미로같은 일본주택가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두정거장일뿐인데..멀기는 왜그렇게 먼지..

내리막길을 조금만 내려가면 전철건널목이 있어서 정말 아무생각없이 그 건널목만
바라보며 달리고 있었는데..느닷없이 '까악'..거리는 괴명과 함께 뒤에서 나타난 커다란 까마귀의
발톱에 정수리를 찍혀서 전복되었다..라고나 할까..-_-;

두리번 거리며 일어나보니..놀랍게도 그넘의 까마귀놈이 내 바로 옆 담벼락에 앉아..
나랑 똑같은 눈높이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게 아닌가..(아..정말 무서웠어..ㅠ..ㅠ)

보통 녀석같으면 손으로 휘휘저어서 '이게~!!!뭐야!! 저리가~~!!!' 했을텐데..
바로 눈앞에 너무 크고 시커멓고 엄청 단단해보이는 커다란 부리를 보니..
잘못했다간 그 큰 부리로 눈이라도 쪼일거 같아서 개미만한 목소리로 '야~너 모야~'
이러고 말았다..(젠장..나 그 순간 엄청 쫄았다;;;)
-정말 어찌나 무섭던지..(아오..말도 못해..ㅠ..ㅠ)


-동네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우당탕 거리는 소리에 놀라 집에서 뛰쳐나와 나를 바라봤지만..;
난..까마귀가 무서워서 얼른 자전거를 타고 도망을 왔다..ㅡ"ㅡ;;;

길도 잃고..머리는 너무 아프고..자전거에 종아리도 두어군데 까지고 멍들어서 아프고..
일본에 온 이후로 최악의 참사를 겪은 몸으로..15분 늦어 회사에 겨우겨우 당도하여..
'길도 잃고..까마귀에게 정수리를 습격당하고 자전거로 담벼락을 들이받고 굴러서 늦었다..'
..라고 말하자..;;;

일본 제작진행이.. 일본에 까마귀가 그렇게 많지만..
자기는 이때껏 까마귀에게 습격당한 사람의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어찌나 놀라던지..-_-;


아놔..나는 뭐야..;;
일본 온지 3개월만에..;ㅁ;

왜 나는 공격한거야..!! 빌어먹을 까마귀같으니라구..사람 차별하나..ㅡ"ㅡ;

그 커다란 놈이 양쪽발로 정수리를 어찌나 꽉 잡았던지..회사에 가서도 내내 지끈지끈 아프고..
집에 와서도 아파서..살펴보니..둥그렇게 붓고 피가 나있어서 세균감염될까봐 머리감고 후시딘 발랐다..ㅡ"ㅡ;
-지금도 욱씬거려..;;

느닷없이 왜 까마귀가 나를 습격한건지..정말 나는 알수가 없다..;;
나같이 선량한? 사람을..뭐가 맘에 안들어서..?
머리카락을 펄럭이며 휭~지나가니 먹잇감으로 안건지..-_-a
아후...ㅠ..ㅠ


정말 '불가사의'하지 않은가????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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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했습니다..!! 왜 공격당한 건지..알고 싶었지요..
그래서..미타카시약소에 문의메일을 던졌습니다..
선량한 시민(외국인)이 까마귀에게 이유도 없이 공격을 당했는데..
왜 시약소는 까마귀를 방치해서 시민이 위험에 빠지게 방관하는 겁니까..!!
..라기보다는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시약소도 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어야
대책을 세워도 세울거 같아서 메일을 넣으니 다음날 이런 답장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옮겨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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キム クム ス 様


 このたびはカラスに係るご相談をいただき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また、カラスによる傷が一日も早く回復することを課員一同願っております。
 さて、メールにていただいた
 ①「なぜ、カラスが人間を攻撃するのか」、
 ②「何の理由で私が攻撃されたのか」
 ③「歩く途中とか自転車に乗る時とかどうすれば安全になるか」
 につきまして、お答えいたします。


三鷹市を含むこの周辺地域のカラスの繁殖期は4月から6月の間です。
この間は、「ねぐら」と呼ばれる集団生活用の巣(多くは森や林)から離れ、
三鷹市のような都会では住宅などの高い樹木に繁殖用の巣を作り生活します。
この時期に成鳥カラスは「つがい」を組み、卵を産み温め、ヒナへの給餌など
の行動が行なわれます。
巣作りからヒナの巣立ちまでの期間は概ね55日と言われ、ヒナの巣立ち後は、
再び「ねぐら」に帰ります。
 

 以下、お尋ねごとにお答えいたします。
①「なぜ、カラスが人間を攻撃するのか」
  繁殖期にあるカラスはその卵・ヒナを護るため、巣に接近するヒト等を攻
    撃し、排除する行動をとります。
②「何の理由で私が攻撃されたのか」
  キム クム ス様が繁殖用の巣の近くを通過したため、成鳥カラスは、
    キム クム ス様が卵・ヒナに危害を加えるものと認識したものと思われます。
③「歩く途中とか自転車に乗る時とかどうすれば安全になるか」
  繁殖期にあるカラスがヒトなどの行動に注意深くなる間は、繁殖用の巣に近
   づかない、巣の近くを通過しなければならないときは傘・帽子などで自身を護る
   ことを市民のみなさんへお勧めしています。
  なお、繁殖期の巣があるかの判断は、カラスがヒトの背後から急降下してくる、
     カラスがたいへん大きな鳴き声を出す、くちばしを電線などに強く擦りつけるなどの
     行動で見分けがつきます。


   三鷹市では、一般家庭などにカラスが巣を作り、人を襲う場合に、巣の撤去を
     行っています。
   襲われた近くで、カラスの巣を発見された場合にはご連絡をいただければ、対応
     いたしますので、よろしくお願い致します。


                    
     平成20年7月1日
              
                                     三鷹市生活環境部環境対策課長 岩崎 好高



[죄송합니다..ㅎㅎ 대충 해석을 적어보면]

첫째..까마귀는 번식기인 4월~6월에 숲등의 집단거주지에서 이탈해서 도심의 높은 나무등에
집을 짓고 알을 낳고 새끼를 부화를 하게되는데 집을 짓고 알을 낳고 부화를 하고 집을 떠나는
기간이 55일정도 된다는 거다..

그때 어미까마귀는 그 기간에 매우 예민하게 되는데..둥지근처에 지나가는 사람등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거다..그래서 조금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면 공격을 하는데..
그래서 이 시기에 까마귀의 집 주위를 지나거나 할때는 우산을 쓰거나 모자를 쓰기를
권한다는 얘기..

근데 어떻게 하면 까마귀의 둥지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느냐하면..
까마귀가 갑자기 배후에서 급하강을 하여 오거나..매우 큰소리로 울거나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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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답메일을 읽고 ~오호 역시.. 그래서 그런건가..? 하는 생각을 한 것이..
제가 까마귀에게 쥐어뜯기기 바로 직전에 제 머리위로 스치듯이 까마귀가 뒤에서 앞을
휙~하고 지나갔던 겁니다..-_-;

그래서..어라..? 왜 저리 위협적으로 위를 지나가고 그래..?하는 생각을 잠시하고
대수롭지 않게 계속 자전거를 붕붕 타고 가는데..다음순간 다시 뒤로 날아가 되돌아온 까마귀에게
바로 공격당한건데..제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엄마까마귀둥지를 지나간 것이었습니다그려..-_-;;

아..억울하죠..;;
하필이면 거기로 지나갈게 뭐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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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동생에게 전해듣고 알게된 저희 엄마가 전화해서는 우황청심환을 보내준다고
어찌나 걱정을 하시던지..ㅋㅋㅋ;


일본에 살고 계시거나..
일본으로 유학을 올 예정이신 분들이 혹시 이 글을 보시면..
이런 경우도 있다는 걸 아시길 바랍니다..ㅎㅎ


4~6월 까마귀 조심하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