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우꺄꺄 2009. 9. 25. 02:03
이제 10월이 다가오니 밤에 창문을 열어놓고 있으면 
바람이 꽤 차가워서 창문을 닫게 되네요..^^;


추워서 창문을 닫다가 문득..오늘은 일본의 베란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베란다 까짓꺼..얘기하고 자시고 할께 뭐가 있을까나..;;)

관심갖는 분 안계셔도 일단 시작해 봅니다..ㅎㅎ

한국 아파트의 베란다는 정말 굉장한 공간이죠..

샷시가 있어서 일단 아늑하고..
때로는 아이들 놀이공간도 되고..때로는 화단도 되며
때로는 작업공간도 되고..심지어는 거실도 되고 방도 되지요..ㅋㅋ

그럼 일본의 베란다는..?
(베란다라기보다는 발코니라고 부릅니다만)

늘 그렇듯이..그런것쯤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실거라 생각합니다만..
모르는 몇몇분들을 위해 얘기해보면..일본의 베란다는 전부 샷시가 없습니다..^^;



이것이 저희집 베란다(발코니)입니다..ㅎㅎ
20층이죠..;;

에게~겨우 20층가지고 뭘..
이라고 한국분들은 생각하시겠죠..
한국은 20층 아파트는 이제 높은 축에도 못끼니까요..ㅎㅎ

하지만 지진이 잦은 일본은 좀 다릅니다..
20층 맨션은 일본에서는 꽤 고층이예요..

하늘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이죠..

도쿄는 산도 없고..주위에 높은 빌딩도 그닥 없고..
이 집은 신주쿠까지 그냥 뻥뻥 뚫려있어요..;;

(참고로 일본은 한국식 아파트를 맨션이라 불러요..^^)
(일본에서 아파트라는 단어는 한국의 허름한 다세대주택같은 개념이예요..^^)


일본은 법적으로 베란다에 샷시를 만드는 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눈치채셨겠지만..지진이 많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지요..;ㅁ;
지진이 났을때 샷시의 유리창이 와장창깨져서 아래로 떨어져내린다고 하면
길을 가던 사람들이 굉장히 위험해지기때문에 샷시를 만들면 안됩니다..ㅎㅎ

추운겨울 북풍찬바람을 그럼 어찌 견딜껴..?
(글쎄요..ㅠ..ㅠ)

그리고 맞은편에 뭐라뭐라 써있는 허연 파티션같은 칸막이가 보이시나요?^^
이건 옆집과 베란다를 분리해주는 판때기!!입니다..




이쪽도 있네요..ㅎㅎ

뭐라 써있냐면..
비상시(화재나 도둑놈침입?)에 저 판때기를 발로 차든 어쩌든지 해서..
 옆집으로 탈출을 하라는 거예요..^^

통통 두드려보니 도구는 필요없어 보입니다..
그냥 제가 살짝 걷어차도 뻥 뚫어지겠습니다..^^

이것도 재해가 많은 일본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기때문에..
베란다 저 아래에 보이는 10여층 맨션들을 비롯해서 2층짜리 3층짜리 맨션이나 아파트까지
공통사항이예요..얇은 베란다 칸막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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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집에 이사와서는..
와..옆집에 이상한 변태아저씨가 살거나 미친?넘이 살아서..
훌떡 넘어오면 어뜩해..ㅠ..ㅠ 그럼서 걱정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뜬금없이 옆집에 이사와서 인사 한번 안하러 온
거친?외국인(우리?ㅎㅎ;)들이 무서워서 옆집사람들이 더 걱정했을거 같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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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걸 보면서 정말 새삼 느낀건..
역시 내가 발딛고 사는 땅이 흔들리지 않는 한국이 얼마나 좋은가..
라는 거였던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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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높은 곳을 좋아하는 인간이기에 망정이지..
고소공포증이라도 있는 사람이었으면 샷시가 없는 베란다에
 한발자국도 못나갔을테죠..ㅎㅎ

(다행히 아니기때문에 베란다난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자알 살고 있지요..후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