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우꺄꺄 2015. 7. 10. 19:12



얼마만에 보는 햇빛인지 모르겠다..


장마가 시작되고 이루 헤아릴수 없이 많은 날들을.. 

매일매일 끝도 없이 내리던 비가..

오늘 거짓말처럼 그쳤다..


(내생애 가장 비가 오래 내린 날들이 아니었는지..)


맛없는 김치찌개를 만들어 점심을 먹고 

따가운 햇빛이 비치는 발코니에 접이식 캠핑의자를 가져다 펴고 

잠시 앉아서 책을 들여다보며 비타민D를 합성했다..


++


요즘 38.5~40도가 되는 열이 계속 되고 있다..


지지난주 월요일 갑작스런 권태감과 함께 시작된 열이

19일째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필이면 열이 시작되기 바로 전주에 

스케줄이 없어 바쁜일을 회사에서 의뢰를 받은 터였는데..

열이 높으니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도 온몸에 기운이 없을수도 있구나 싶을만큼 힘이 없어서..

침대나 소파와 내몸이 일체화가 되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하루종일 뻗어있다가..

 오후에 겨우겨우 일어나 한두컷 작업해서 넘겨주기를 열흘정도..

그렇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겨우 다 끝내서 넘겨주고..


그 전에 미리 받아두었던 다음화수를 작업하려니

내가 점점 오징어로 변신해가는 과정에 있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정도로 온몸이 흐느적거려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신랑의 조언에 따라 가지고 있던 일을 반납하고 한달 쉬어 보기로 했다..




그렇게 난 휴식중..


일어나서 걸어다니기는 커녕..앉아있을 기운도 없어서..

하루종일 잠만 자는 생활을 대체 몇일을 한건지..

(왜 자도자도 그렇게 잠이 오는건지..)



근데 오늘은 해가 나서 그런가..


오늘도 여전히 열이 높지만 좀 기운이 나서.. 

집안을 걸어다닐만도 하고..매일같이 기절하듯 자던 낮잠도 안들었다..와아!

 


+++



몸에서 열이 나는 원인은 모른다..

병원도 가지 않았으니까..


다만 신랑과 나는 열심히 알아보고 난 결과..

대단히 고무적인 일로 생각하고 있다.. 



몸에서 열이 난다는 것은..

내 몸이 갑자기 열심히 싸워주고 있다는 증거..

(그 놈을 다 태워 없애주기를..)


열을 낼만 하니까 열을 내고 있는 것이고..

40도를 찍어도 힘이 조금 더 없어져서 뻗어있을뿐..

이상하게도 죽을만큼 괴롭거나 어디가 아픈건 아니니까..

(가끔 너무 높을땐 뭔가 괴롭긴하다..'_")



어쨋든 밥먹는건 다 전투를 위해 사용되는건지..

열로인해 대사가 높아져서 기운이 없는것 빼고는..

견딜만 하니까..견뎌보기로 하고 있다..


자는게 좀 힘들고..

입맛을 살짝 잃어 양이 줄긴했지만..

밥도 잘 먹고 있고..응가도 잘 하고 있고..



언제 이 전투가 끝나는지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내 생애 진정한 잉여 폐인생활을 즐기고? 있는 나란 人..


소중한 하루하루를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TV를 보다가..자다가..글들을 찾아 읽다가..

(폐인도 이런 폐인이 없다..)



하지만  뻗어있으면서도 이렇게 쉬고 있을때 

신나게 취미생활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은 왜이리 크게 존재하는건지..


당분간은 손해보고 있다는 생각은 떨쳐버리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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