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우꺄꺄 2010. 8. 26. 00:37



오늘 회사에 가자마자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

콘 사토시 감독님이 췌장암으로 46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였다.. 
몇달전 말기암 선고를 받으셨다는 걸 회사내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사장단을 제외한..

어제 회사내 제작진에게 사장인 마루야마상이 전체메일로
이 소식을 알렸다고 한다..


그 분의 유서엔 이런 귀절이 있다고 한다..

병상에 누워있는 자신을 보러오신 어머니께서..
'미안하구나..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해서..' 라고..하신 말씀에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라는 소회가 담겨있다고..


부모보다..먼저 떠나는 자신을..
그리고 진행하던 5번째 극장판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떠나는 자신을..얼마나 안타까워하고..그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드셨을까..

아직 젊어..
앞으로도 훌륭한 작품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수 있는..안타까운..



콘 사토시 감독님의 부고를 알리는 회사 홈페이지내 뉴스 페이지
http://www.madhouse.co.jp/news/news_2010_08.html 



+++

 

동화작감을 할 당시 '퍼펙트블루'를 작업하면서..
너무 마음에 드는 연출과..그림체..설정..그리고 그 세계관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

내 주제를 너무나 잘 알기에..감히 언젠가 그 분과 함께 일을 할수 있는 날이
올수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본적이 없었다..
(그분 작품의 레이아웃과 원화에 참여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 내발로 일본에 건너와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까진..




이 회사에서 가끔..콘사토시 감독님의 작품을 만드는 방앞을 지날때면..
언젠간..나도 저 방에 들어가 함께 일을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꿈을 꾸었던 적이 있었다..


콘 사토시 감독는 첫번째 극장판 감독작품인 '퍼펙트 블루'로
실력과 그 작품세계를 인정을 받아..그 뒤로도 여러작품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 회사에서 앞으로 그 분과 함께 작품을 한다는 것도
이젠 영영 이루어질수 없는 꿈이 되었단 말인가..



언젠가..그 누구에겐가가 아니라 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실력을 갖게 되면..꼭 문을 두드려 보고 싶었던 콘 사토시감독님의 방은..
이제 영영 두드릴수 없는 주인없는 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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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면에 드시기 전까지 나도 1년간 산적이 있었던
기치죠지에 사셨다는 콘 사토시 감독님을 
영면 한두달 전 출근길 전철에서 몇번 뵌적이 있었다..

그때마다..단정한 모습으로 늘 문고본 책을 보고 계셨는데..
마지막 뵈었던 날은 지팡이를 짚고 계셨더랬다..

워낙에 키도 크시고..풍체가 있었기때문에..
어디 건강이 안좋으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못했다..
다만..다리를 다치셨나..? 허리를 삐끗하셨나..?
라는 생각만 했었다..

그 때 이미..신경까지 암세포가 퍼져서 걷기가 힘드셨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게되었다..  






[퍼펙트 블루]의 한장면



자아를 상실해가는 아이돌 여주인공을 잘 표현했는데..

도대체 이 작품은 어떻게 되고 있는거야..
어렵고 헷갈려서 잘 모르겠네..

라는 평도 많았지만..

난..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다..

그 정신세계를 표현할수 있었고..
그 걸 연출해낼수 있었다는거에..
깊은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저 수려한 캐릭터 디자인..






독특하면서도 비현실적임을 상징화한 장면중 하나..

 





['퍼펙트 블루'의 등장캐릭터들..]



무사시노미술대학을 졸업한 콘 사토시 감독은..
단행본작품도 그리셨고 시나리오작업에도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은 자신의 그림으로..
난..이 분처럼 연출을 잘하는 감독이면서도
그림에도 능한 애니메이터가 좋다..

그것이 진정한 애니메이터이지..

그림이 서툰 감독들은 진정한 애니메이션감독이 될수없다..
적어도 내 안에 있어선..그렇게 생각한다..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이상 세계를..
말로만 설명해서 그림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다는 건
어딘가 부족함이다..

적어도..자신의 머릿속에 들은 그림과 색채와 영상을..
내 손으로 그려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그들과 함께 움직이게 해주고..웃게 해주고..
말하게 해주어야 진정한 감독..





콘 사토시만의 작품은..그의 작품의 캐릭터 설정을 보기만 해도
알수있는 폄범하면서도..깔끔하고..독특한..



++



아..너무나 놀랍고 가슴이 아프다..ㅠ..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당신은 멋진 인생을 사셨습니다..




PS..태그엔 그 분이 캐릭터설정을 담당하시거나 연출하시거나
감독을 하신 작품들 임..


이 중..내가 말단의 동화나 동화작감으로 참여했던 작품은..
노인z,메모리즈, 퍼팩트블루


감독님과 감독님의 콘티를 보고 회의해가며..
실력있는 원화맨으로써..인정받으며
원화에 참여해보고 싶었습니다..진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