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우꺄꺄 2010. 8. 22. 19:30

본적은 없지만 미국드라마중에 '수퍼내츄럴'이라는 드라마가 있답니다..
(실은 저도 이번에 애니메이션버전 작업하면서 처음 들어봤습니다만..^^;)

6월부터 8월초까지 작화감독 작업하던 2화가 지난주 금요일 필름편집까지 마무리 되었어요..^^
생각했던것보다 결과물이 꽤 깔끔하게 마무리되고 작화평이 좋아 홀가분한 기분이예요..^^


영화든 드라마든..코믹스든..이미 원작이 있는 작품을 또다른 장르의 작품으로
재제작한다는 건..사실 그다지 내키지 않는 부분입니다만..

이 작품은..저희 회사에서 제작을 원해서 제작하는게 아닌..
말 그대로 드라마를 만들었던 미국측에서 의뢰가 들어와서 제작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일본내에서는.. TV방영은 하지않고..DVD로만 발매예정입니다..
미국에선 TV방영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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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내츄럴이라는 드라마의 전반적으로 흐르는 내용의 요지는..
초자연적 현상(유령.악마.늑대인간,좀비..기타등등)들과..그들에 의한 원한과 갈등..
그것을 퇴치하는 '딘,샘' 두 미남형제의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형식입니다..
(일종의 퇴마사라고 해도 무방하겠지요)

 참으로 제가 좋아해마지 않는 장르입니다..-_-;

빼먹지 않고 거의 전편을 다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X파일의 광팬으로서는 참 반가운..비슷한 선상에 있는 드라마라고 해도 되겠지요..

벌써 6시즌까지 나왔으나 전혀 못보고 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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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작중인
애니메이션 버전에 대한 얘기로 넘어와서..

2화에서는 다른 원화맨들이 작업한 레이아웃/원화가 저에게 넘어오기전
손이 비는 시간에 그렸던 레이아웃(러프원화)작업을 20컷정도 포함해서..
전컷 작화감독을 담당했습니다..

BG only와 3D만 들어갈 컷을 제외한 캐릭터작화를 해야할 컷은 297컷정도였고..
BG만 들어가더라도 레이아웃 체크및 수정을 해야했으므로..
총 약300여컷이 되겠네요..


한 편의 원화 작화감독하는데만도 수천장의 그림을 그려대야하지요..^^;


작업하다말고..문득..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볼까나..해서
두컷정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애니메이션의 레이아웃과 원화란 어떤것이고..
작화감독의 일은 어떤것인지 궁금하실것도 같아서요..^^
(물론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으실테지만요..)


우선..이 작품은 다른 애니메이션 작품과 조금 다르게..
그림자가 들어가는 부분이 블랙입니다..

그림자를 블랙으로 넣은 이유는..
분위기자체가 늘 유령.악마..등등이 나오기때문에..
밝고 통통 튀는 분위기가 맞지 않기도 하고..
낮보단 밤씬이 많고..그에 따라 어두운 느낌을 강조하기 위함이죠...






이건 한 원화맨이 담당했던 레이아웃중 한컷입니다..물론 2씬 겸용이긴 하지만요..

상당히 러프하게 작업하는 원화맨입니다..-_-;

콘티 컷에 맞게 배경과 캐릭터를 배치해서 공간을 만들어주는 작업입니다..

이 상태에서 저 캐릭터들을 움직이게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그림들을 그려주고..
그 움직임의 타이밍을 '타임시트'라는 곳에 기입합니다..

카메라워크가 들어가거나 특수효과가 들어가게 되면..타임시트에 함께 기입해주구요..
레이아웃 원화지에도 일일이 메모해줍니다..

후반쪽에도.. 동화파트라던가 채색파트라던가 배경파트..촬영파트..
음향효과및 성우녹음등등이 있으므로..내용전달이 필요한 메모는 모두 해둡니다..
전반적인 자세한 연출체크는 '연출'을 담당하는 분이 하게 되지요..^^


 





연출이 체크해서 작화감독에게 넘어오는 컷들은..

어떤 사람은 마구 심하게 날려서 그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꼼꼼히 세심하게 그리기도 하지만..
어쨋든 수많은 원화맨의 각자의 개성?과 버릇대로 그려진 그림이기도 하므로..

그 상태로는 절대로 화면에 내보낼수 없기때문에..
이렇게 색이 옅게 들어간 작감종이를 위에 얹어
작화감독이 그 그림을 다듬는 작업을 합니다..

(이런 상당히 러프하게 그려온 원화에 움직이는 그림들이 많을 경우는 참..개고생 -_-;)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과..움직임..컷과 컷의 연결의 자연스러움..
인물의 표정..뎃셍..액션의 자연스러움..시선맞춤..등등..
신경쓸게 한두가지가 아니겠지요..^^

비단 움직이는 인물의 수정만 해야하는게 아니라..
배경의 파스가 안맞는다거나..위치가 안맞는다거나..
공간감이 안산다거나..등등일때..BG부분의 수정도 하게됩니다..

전체적으로 모든 그림을 체크한다고 보시면 될듯하네요..

++
 
참..위의 목매달린 그림..보시고 기분 나쁘시겠지만..;;

잠시 설명을 해보면.. 15년전 사랑하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고 혼자가 되어 
외로움에 못이겨 목매달아 죽고는 미이라가 되어버린 여자가 악령이 되었기에..
퇴치하기 위해 두 형제중 형인 '딘'이 소금을 뿌리고 불에 태우기위해
라이터 오일을 뿌리는 장면이예요..ㅎㅎ

근데 이미 오일을 다른 시체에 썼기때문에
오일이 별로 없어서 성질을 내고 있는 장면이지요..ㅋㅋ;







이건 또 다른 원화맨이 작화를 한 레이아웃 한컷입니다..

동생인 '샘'을 그린건데요..


형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형이 한 어떤 이야기로..





이렇게 뭔가 깜짝 놀라는 장면입니다..



근데..여기저기 부족한 부분들도 많고..
원화도 러프하고..그래서..수정을 해줘야합니다..






네..이 장면에선 더 놀라줘야 합니다..@..@


얼굴 각도등도 더 틀어줘야 하고..
그림자며..전체적인 뎃셍이며 맞지 않아..
이렇게 전체수정이 불가피하겠죠..^^;



이렇게..각화수의 작화감독이 수정한 그림들은..
또 그 작화감독에 따라 실력도 다르고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기때문에..
부분부분 다른 곳을 체크하는 총작화감독이 있습니다..^^


그 다음엔 이렇게 수정한 그림을 원화맨에게 되돌려주고..
2원화를 부탁하게 되지요..

2원화란 작화감독이 수정한 그림들을 정서하는 작업입니다..
1원화시에 러프하게 그린 그림들을 작화감독이 수정한 그림에 맞게..
새하얀 작화용지에 정서를 하게 됩니다..


그 다음 정서한 그림들은 다시 작화감독에게 되돌아오지요..;;

그리고..원화맨이 정서해서 그린 그림들의 형태들은
다시 망가져 있을 경우가 많아..다시 각각의 그림들을 수정해야합니다..;;

일을 두번하는 격이지요..^^;


수정이 끝난 그림들을  동화파트에 넘겨..
움직임을 그린 원화와 원화 사이사이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중간그림들을 원화시에 정해놓은 매수대로 넣어주고

채색파트로 넘겨 채색하고..배경파트에서 배경도 그리고..
촬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나중에 필름이 나오면..감독.연출.작화감독등이 모여..
빠지거나 틀린 부분들을 잡아내고..연출미스부분이며 여러부분들의 스피드며..
특수효과등등..수정해야할 부분들을 체크해서 모두 수정을 하면 필름완성입니다..


그 이후..음향효과및 배경음을 넣고..성우더빙도 하면..완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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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화의 후반작업을 하면서 지난주중부터는
다음에 담당하게 될 10화의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10화에서는 다른 원화맨들이 끝낸 레이아웃을 받기전에
좀 비는 시간에 40컷정도의 레이아웃부터 하게 됐습니다..;;


2화는 15년전 죽었지만..자신이 죽은지 모르는 한 가련한 여자의 이야기이고..
10화는 늑대인간 여자의  이야기입니다..ㅎㅎ;


늑대인간이 나오기때문에 좀 피가 튀길거 같네요..-_-;

그제는 늑대인간에게 당해서 좀 심하게 피떡이 되어
죽은 시체가 나오는 레이아웃을 그렸답니다..ㅎㅎ;


하지만..전혀..그리면서 무섭다거나..기분 나쁘다거나..쏠린다거나.. 
뭐..이상하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지만..그런게 전혀 없는..;;


다만 어떻게 하면..자연스럽게 흐르는 피를 멋지게? 그리고..
시체의 공포감 어린 부릅뜬 눈을 어떻게 그려야 더 리얼해 보일까..
그런 생각만 하게 되지요..ㅎㅎ;;

뭐..제게는 그냥 종이에 연필로 그려진 그림일 뿐..^^;

++

애니메이션 그림은 만화단행본 코믹스와 달리 좀 희안해서..
그냥 종이에 그린 그림자체가 멋지다고 해서..
화면에서 멋지게 표현되는건 아니랍니다..

종이에 그려서 보여지는 그림과
화면에서 보여지는 그림은 달리보이기 때문에..
늘 화면에서 어떻게 보일까..생각을 하면서 그려야 합니다..

왜냐면..2차원의 평면 종이에 그려진.. 단지 2차원그림일뿐인 인간들이며 사물들이..

화면 안의 3차원의 공간안에서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여야 하기때문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위화감이 없이..가상으로 만들어진 저 공간안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구나..'하는 걸 느끼며 감정이입을 해줘야하기때문에..
정확한 파스와 공간감을 가지고 그리지 않으면 보는 사람이 불편해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사실은 애니메이션을 그만 두는 그날까지..끝도 없이 연습하고 공부해야한답니다..


물론..작품의 분위기에 따라 일부러 일그러진 형태로 그려서..
독특한 분위기를 살려내는 작품도 있답니다..^^ 

하지만..리얼함을 추구하는 작품은 될수있으면..
정확한 배경공간 안에서 정확한 뎃셍으로 
의도한 움직임과 스피드에 맞게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안으로 들어가면 물론 더 복잡한 상황들이 많지만..
대강 수박 겉핡기식으로 설명해보면
애니메이션은 대충 이런 순으로 제작이 됩니다..


물론..처음 시작의 어떤 스토리의 작품을 만들지의 구상부분과
시놉.시나리오.콘티제작.배경및 캐릭터설정제작부분등은 제외한 거지만요..



이렇게 글로만 장황히 설명해놔서
읽으면서..'도대체 뭔소리를 하는건지..;;' 
하실분 많으실듯..ㅋㅋ;;;

아..이건..좀 역시 그렇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