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우꺄꺄 2009. 10. 11. 21:20
애니메이션 작업(작화작업)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건
종이.연필.지우개.타프같은 것 이외에 라이트박스가 필요합니다..

라이트박스가 필요한 이유는 움직임이 있는 그림을 계속 이어서
그려가기때문에 몇장을 겹쳐놓고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아래에 있는 그림이 비춰져 보여야
그림을 그리는데 편하기 때문이겠지요..

또는 레이아웃을 한 러프원화를 원화지로 옮길때도 
아래 레이아웃지의 그림이 비춰보이게 하도록 필요하기도 합니다..

++ 

하지만 솔직히 저는 라이트박스의 불은 눈이 부셔서 눈도 금새 피로해지고..
또 너무 선명하게 밑그림이 비춰지는 걸 아주 싫어 하기때문에.. 
저에게 있어서의 라이트박스는 그냥 단순히
작업을 하는 책상이나 대(台)로서의 기능으로만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불을 켜야 할 때가 있기때문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물건이죠..^^





한국에 있을때 집에 놓고 사용하던 애니메이션 전용책상이예요..^^
(아주 말도 못하게 어수선하군요..-_-;)


친구덕분에 비교적 저렴하게 제가 원하는 사이즈에 맞춰서 제작한 책상입니다..
제가 키가 그리 크지 않기때문에 한국의 일반 애니메이션회사에 있는 책상은
대체로 너~~무 커서 일할때 아주 괴롭거든요..ㅠ..ㅠ

그래서? 주로 집에서 일을 했습니다..-_-;


 한국에서는 책상을 주문해서 받는데..사이드 작업대까지 해서
20만원안짝이면 주문이 가능하답니다..아주 좋지요..!!

저 라이트박스는 각도가 조절되기때문에 아주 편리합니다..


+++


그에 비해 일본에서는..-_-;

한국에서 일본에 올때 웬만한 가구며 짐들을 주위분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온터라..
애니메이션 책상까지 들고 올수가 없어서..이건 아는 사람 건너건너 모르는 분께
드리고 왔답니다..(정말 안타까웠어요..ㅠ..ㅠ)


대신 저는 일본에서 아주 궁색한 생활을 하게 되었답니다..o(>ㅁ<)o

이곳에서 애니메이션책상을 사볼까해서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녔는데..
제일 저렴한게 5만엔이 넘고..웬만한건 10만엔안팎이라는 겁니다..-_-;
(한화로 70~130만원..;ㅁ;)


-아무리 아저씨들이 손으로 손수 못질까지 하며 만들었다고 하지만..
한국이라고 책상을 기계가 만드는건 아니지 않습니까..-_-;






그래서..결국 고민고민하다가 신주쿠의 '세카이도'(世界堂)에 가서 라이트박스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라이트박스를 그냥 책상위에 올려놓고..100엔샵에서 서류정리대를 사다가 층층이 쌓아
레이아웃용지나 작화지를 올려놓고 사용중이지요..;;

이렇게 불쌍한 라이트박스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우씨..-_-;


그래도..라이트박스라고 해서 저렴한것도 아니랍니다..

어떤걸 구입할까 무척이나 고심했는데..
이왕사는거 그래도 괜찮은걸 사야할것 같아서 알아보니..
라이트박스 가격도 만만치 않은 일본이었습니다..크아..-_-;



웹으로 상당히 검색을 해보고..
마음에 드는걸 결정하고 가격을 비교하니 회원카드(가입비500엔)를 만들어
구입하면 20%를 저렴하게 살수있는 '세카이도'에 가서 구입했습니다..
(그래도 가격은 한국의 애니메이션 전용책상 맞출수 있는 가격..-ㅅ-;)







이 라이트박스는 형광등 방식이 아니예요..

작은 전구들이 박혀있는 LED?방식이라 형광등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깜박임이 없습니다..
그래서 수명도 굉장히 길고 오래 켜놓고 바라봐도 눈의 피로감이 덜하다고 하네요..

 





크기는 A3사이즈..제일 큰건데 그래도 조금 아쉬운 크기네요..-_-;
(작화지는 A4사이즈정도)

작화지가 A3사이즈를 넘어가게 크고 긴것들도 많아서
그럴때는 아주 불편하지요..ㅎㅎ;







한가지 특이한건 보통의 라이트박스처럼 앞뒤의 높낮이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이건 장점일수도 있고 단점일수도 있는데요..


장점인건 형광등이 없기때문에 전체적인 두께가 1.5cm로 굉장히 얇아서
수납이 용이하고 가볍고 깔끔하고 세워서 좁은 벽사이 등에 보관도 용이하다는 것..

단점은 역시 작업자의 시각과 라이트박스면의 각도차이가 커서 그림그릴때 자칫하면
그림이 위아래로 길게 일그러질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어차피 일본의 애니메이션책상은 한국의 책상처럼 각도조절이 안되고
이런 라이트박스처럼 거의 평평한 각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만..^^;
(다들 굉장한 그림들을 그리고 있지요..ㅎㅎ)


제 라이트박스 아래는 뭘 받쳐놔서 살짝 각도를 만들어줬습니다..^^







일본에서의 작업생활은 좁은 다용도 책상과 라이트박스와 함께..-_-

한국에서 쓰던 제 책상이 그립네요..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