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6. 03:21
나른한 오수를 즐기는 길냥이들..
겨울이 서러운 건 정처없는 동물들 뿐만은 아닐지다..
일년 365일을 신나카노역입구 은행앞 인도에서 잠을 청하는
홈리스할아버지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홈리스할아버지가 잠을 자는 곳은 은행옆 복권판매소앞..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혹시나 하는 기대로 매일같이 꿈을 사가는 곳..
회사가 이곳 신나카노로 이사를 온지 일년..
매일처럼 집에 가는 밤길엔 그 할아버지를 본다..
낮동안은 어디서 무얼하는지 아침 몇시경 그 자리를 뜨는지도 모르겠다..
회사에서 밤을 새워 일을 하고 아침 첫 지하철을 타러가던 길엔 본적이 없으니
여명이 피어오르는 어느 시간쯤 고된 하루를 보내러
한줌밖에 안되는 살림을 챙기고 있겠지..
봄 여름 가을처럼 기온이 좋을때는 자리를 펴고 누워자는걸 보지만
요즘같이 추운 겨울엔 그저 온몸을
고양이처럼 둥글게말고 웅크려앉은 채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며 추위를 견뎌낸다..
햇빛따뜻한 낮엔 길냥이들처럼 어느 담 아래서 언몸을 녹이시려나..
어느 시간부터 그 할아버지는 그런 인생을 보내게 되었을까..
매일 따뜻한 내집을 향해 종종 걸음으로 바삐 스쳐지나가며
바라보게 되는 일년 365일 그 할아버지의 삶이 눈에 무겁게 담긴다..
빨리 추운 겨울이 지나고 한껏 기지개 펼수있는 따뜻한 봄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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